친절/불친절

안녕하세요, 월수금 수영 자배 16시반 수강생입니다.
예전부터 써야지 써야지 마음만 먹다가 이제야 글을 올리네요.

개운산 스포츠센터는 저의 첫 수영장입니다. 친절한 안전요원분들, 실력 좋은 강사님 등 덕분에 즐겁고 쾌적하게 수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회원에 어르신 비중이 높아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수온이나 시설 안전 등 제반 환경도 잘 관리되는 것 같고요. 프로그램도 다양한 편이라 저에게 적합한 강좌를 수강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습득이 매우 느린 편이긴 하지만 이건 순전히 운동이란 걸 해본 적이 없었던 제 탓입니다. 운동 신경도 체력도 근성도 없는데 무슨 운동인들 잘하겠습니까. 게다가 거의 하루 종일 구부정한 거북이로 수십 년을 지냈는데, 수영을 시작하고서 알았습니다만 몸이 구겨져 있는 사람은 물에 뜨지 않는 것이더군요. 제가 얼마나 쭈그러져 살았냐면 어깨와 허리를 펴면 숨이 잘 안 쉬어질 정도였습니다. 이런 사람이 어찌저찌 펴져서 얼기설기 25미터를 나가게 된 것입니다...

강사님 들으시면 어이없어 하시겠지만 저는 지금도 제가 어떻게 물에 떠서 앞으로 갈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신기합니다 ㅎㅎㅎ 아마 저희반 강사님은 돌멩이도 가르쳐서 물에 띄울 수 있을 겁니다. 소규모 클래스라도 강습생마다 수준이 천차만별인데 각각의 수준에 적절한 지도와 팁을 주셔서 - 물론 가르쳐 주신 만큼 제가 소화시키지 못하지만 - 착실하게 배워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덧붙여 강습 때마다 높은 텐션을 일정하게 유지하셔서 강습생들 모두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도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종종 있어서 이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아는데 개인적으로 존경심이 드는 부분입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 양질의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시설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좋은 강의에 힘써주신 개운산 스포츠센터의 모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덕분에 조금 더 건강하게 그리고 조금 덜 지루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여, 수영을 길게 잘 좋아해 볼 작정입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